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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 추억의 한국 멜로 영화

제목 : 내 머리 속의 지우개
개봉 : 2004.11.05
감독 : 이재한
출연 : 정우성(철수), 손예진(수진)

 

인상 깊었던 첫 만남

어릴 적부터 건만증이 심했던 수진은 항상 뭘 놓고 다니거나 잘 잊어버립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산 콜라와 지갑을 놓고 온 것을 깨닫고 다시 편의점에 들어선 순간 입구에서 콜라를 들고 있는 철수와 마주치게 됩니다.

콜라가 있어야 할 편의점 카운터는 비어있고 덥수룩한 수염에 남루한 옷차림을 한 남자가 자신의 콜라를 훔쳤다고 생각해 철수의 손에 들린 콜라를 뺏어 원샷을 하고 트림하며 보란 듯이 빈 캔을 돌려줍니다.

수진은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고 이렇게 그들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지갑을 챙겨오지 않은걸 깨닫고 다시 돌아간 편의점에서 직원은 수진을 보더니 지갑과 콜라를 내어줍니다.

자신이 철수에게 실수했다는걸 알게 되고 그를 찾아보지만 이미 그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수진은 건축업을 하는 아빠와 현장에 오게 되고, 그곳에는 성질이 괴팍하면서도 지킬 건 지키는 장인정신이 투철한 철수가 일하고 있었습니다.

차에 앉아 아빠를 기다리던 수진은 잠깐 담배를 피우러 나온 철수를 보게 됩니다.

건망증이 심한 수진이지만 잘생긴 철수를 잊을 수가 없었죠

어느날 수진의 회사 전시장 수리를 위해 온 철수

하지만 그는 수진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자판기 콜라를 뽑으려는데 철수가 왔고, 그날 수진이 했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합니다.

퇴근길에 수진은 가방을 날치기당하고, 철수가 도와주게 되면서 둘의 만남은 이어집니다.

 

이어지는 인연

철수에게 마음을 뺏긴 수진은 우연을 가장해 술자리에 합석하게 되고 그렇게 수진과 철수는 포장마차에 나란히 앉게 됩니다.

"이거 마시면 우리 사귀는 거다"

"안 마시면?"

"볼일 없는 거지. 죽을 때까지"

수진은 소주를 원샷하고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합니다.

누가 보든 말든, 수군거리든 말든, 친구들이 하필 막일꾼이랑 만나냐고 훈수를 둬도 수진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그에 대해 모든 게 알고 싶어지고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멋지고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수진은 철수가 너무 좋아서 결혼까지 생각하게 되지만 철수는 그럴 수 없다고 자꾸 밀어냅니다.

급기야 철수 몰래 부모님을 부르는데 수진이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만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일자리도 잘리게 됩니다.

순간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는데 수진이 비 오는 밖에서 쓰러져 있었죠 그는 뒤도 안 돌아보고 그녀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갑니다.

수진의 아버지는 철수의 거침없는 수진의 향한 마음을 보고선 결국 결혼을 허락하게 되고 둘은 결혼하게 됩니다.

수진은 평소 건망증이 심해 냄비도 태워먹고 실수도 많이 하지만 그녀가 사랑스럽고 함께 있는 순간이 즐겁기만 합니다.

얼마나 행복할까요? 매일 같이 있고, 같은 공간에 살면서 남들이 모르는 모습을 본다는 것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살 수 있는 것

그 둘은 지금이 너무 행복합니다.

 

내 머리 속에 지우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건 나도 사랑하게 될 만큼 둘은 그렇게 사랑하고 있었고, 수진의 건망증은 매일 가는 집조차 찾지 못할 정도로 점점 심각해집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은 수진은 그냥 건망증이 심한 줄만 알았는데 검사 결과 알츠하이머라는 진단을 받게 되며 자신의 뇌가 점점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집안 내력으로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기억을 잃어가는.. 가족이 누군지 친구가 누군지 내가 누군지 다 지워지게 되는 병에 걸린 수진..

병쇠가 악화되기 전에 그의 모습을 좀 더 담아보려고 하지만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어느 날 길을 걷다 정신이 혼미한 수진은 전 연인 영민을 만나고 벤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바로 가버립니다.

그날 저녁 내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다며 철수에게 헤어지자고 하지만 철수는 본인이 대신 다 기억해 주겠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다 잊어버리면 매일 새로 시작하는 거라며 그녀의 곁에서 끝까지 함께 한다고 합니다.

그 뒤로 기억을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기에 집에는 수많은 메모들이 생깁니다.

어느 날 저녁 결국 기억이 사라진 수진은 집에 찾아온 전 연인 영민에게 살갑게 대하고 철수를 난생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하기 시작합니다.

가족들이 점점 악화하는 수진을 데리고 가겠다고 하던 와중 수진은 무슨 일이냐 물으며 소변을 누게 되고 철수는 재빨리 그녀를 데리고 들어가 소변을 닦아내며 눈물을 삼킵니다.

가장 최근의 기억부터 사라지는 알츠하이머,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들이 다 지워져 가는 그런 병

수진은 철수를 자주 잊게 되고 철수의 두 눈을 바라보면서 옛 연인의 이름을 부르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며 옛사랑인 영민만 기억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기억이 돌아왔고 철수를 잊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최철수만을 사랑한다는 편지를 남기고 몰래 떠나게 됩니다.

철수는 그녀가 그렇게 듣고 싶어 했지만 해주지 못한 말 "사랑해"를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리기 전에 해줘야 한다며 수진을 찾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자기를 찾지 말라는 수진이 보낸 편지를 받게 되고 그녀를 찾아가 만나게 됩니다.

요양원에 있는 수진은 여전히 철수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최철수라고 합니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면 매일 새로 시작하겠다던 철수..

외출 허락을 받고 둘이 처음 만난 그날을 재현하고 여기가 천국이냐고 묻는 수진과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철수는 자동차에서 운전하며 "사랑해"라고 말하고 둘은 다시 사랑을 시작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진정한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영화로 모두들 좋은 사람을 만나 진심을 다하는 사랑을 해보시길 바라며 이상 영화 내머리속의 지우개 였습니다.